VINE MAGAZINE_바인그룹매거진
vinemagazine_80
클래식은 영원하다, 고전열풍 4
Home » PEOPLE » LIFE » 클래식은 영원하다, 고전 열풍

클래식은 영원하다, 고전 열풍

 책을 소개해 주는 TV 방송 프로그램 <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가 인기를 얻으면서 고전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읽기 어렵고 무거운 주제라고 생각했던 스테디셀러나 고전을 방송에서 알기 쉽게 해석해 주어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 결과 서점 매대는 재출간된 고전으로 가득 채워지기도 했습니다. 과거부터 인정받아온 고전은 지금 읽어도 실패할 염려가 없다는 점에서 도전하기 좋은 책입니다. 또 그 속에는 검증된 삶의 진리와 법칙이 녹아 있습니다. 복잡한 시기일수록 빛을 발하는 고전의 가치. 아래에 사회적 이슈를 생각하며 읽기 좋은 고전 세 편을 소개해 드립니다.

 

코로나로 되돌아봐야 할 삶의 태도
알베르 카뮈 <페스트>

  코로나19가 발생하고 벌써 반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수많은 사상자, 악화된 경제 상황, 국가간 교류 단절…. 끝나지 않는 불안 속에서 사람들은 비극이 가져온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염병에 맞서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작품인 <페스트>가 서점가 순위 역주행 중입니다.
  소설은 1940년대 한 해안 도시에서 페스트가 창궐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요, 눈여겨 볼 것은 등장 인물들이 사태에 순응하기도, 저항하기도 하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점입니다. 특히 작가는 절망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사람들을 살피며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의사 베르나르 리유의 모습에 주목합니다. 결국 소설은 공동체에 닥친 위기에 있어 그 누구도 피해자, 가해자로 구분될 수 없으며 개개인이 삶의 윤리를 갖고 성실히 맡은 바 책임을 다할 때 불행을 극복할 수 있음을 역설합니다. 즉, 책 속의 페스트는 전쟁, 전염병, 자연재해 등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위기를 모두 포함하는 상징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뉴스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소식은 수많은 봉사의 손길이었습니다. 감염자 선별과 환자 치료에 헌신을 다하는 의료진의 노고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일상을 영위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삶의 태도와 윤리의 중요성을 깊이 전하는 <페스트>를 통해 코로나를 대하는 나의 태도는 어떠한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차별과 갈등 바라보기
랠프 앨리슨 <보이지 않는 인간>

  지난 5월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이 사건의 여파로 BLM(Black Lives Matter), 즉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인종 차별 반대 운동이 현재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까지 확산되었습니다. 미국의 인종 간 갈등은 먼 과거로까지 거슬러갑니다.
  현재 상황과 함께 떠오르는 소설 <보이지 않는 인간>은 인종 간 갈등이 첨예했던 과거 미국 사회 분위기를 섬세하게 묘사한 작품입니다. 1950년대를 살아가는 흑인 주인공은 백인 중심의 사회에서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끼며 고뇌하는데요, 결국 자신이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인간임을 느끼게 됩니다. 과거 인종 차별을 다룬 작품은 많았지만 <보이지 않는 인간>이 앞으로도 계속 읽힐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비단 미국 흑인에 한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장애인과 여성, 가난한 사람 등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차별을 상세하게 묘사하여 우리도 누군가 만들어 낸 기준에 따라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음을, 우리도 누군가를 차별하는 장본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다시 화두로 떠오른 인종 차별 문제. 책의 주제처럼 더 큰 관점에서 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욜로의 시작
장자 <莊子>

  지난 몇 년 간 젊은층은 물론 중장년층까지 욜로(YOLO)를 추구하는 분위기가 대세입니다. 욜로란 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You Only Live Once’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요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과거 이러한 욜로에 앞장선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중국의 사상가 장자입니다. 장자는 동명의 저서에서 무위(자연 그대로를 최고의 경지로 본다는 철학 사상)를 기반으로 인간의 자연적 본성을 강조했습니다. 공자 등 유가 사상가들이 ‘군자는 군자답게, 백성은 백성답게’를 외치며 사회 안정을 도모하고자 한 것에 반해 장자는 이러한 구분을 초월하고 자신의 본성을 따라 하고 싶은 것을 추구하라고 주장했습니다. 장자의 사상은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존재가 ‘나’라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대입, 취업, 결혼이라는 고정된 인생의 경로, 남과 비교하기 쉬워진 SNS의 발달 등으로 행복의 기준이 획일화된 세상. 그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자신만의 행복을 쫓는 욜로가 유행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입니다.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말고 유유자적하며 살아가라는 장자의 주장은 매일을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더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삶을 살아가는 즐거움, 인생의 진정한 자유는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에게 집중할 때 비로소 찾아오는 것일지 모릅니다.

출처: <코칭맘 Vol.29> ‘Hot Issue’ 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