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때 맞는 결핵, 홍역 예방주사, 매년 환절기에 맞는 독감 예방주사….
우리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예방접종이라 불리는 백신을 접종하여 질병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습니다. 백신이란 감염병에 걸리기 전에 몸에 약하게 만든 병원체(바이러스 등)를 주입하여 우리 몸이 면역력을 갖도록 만드는 방법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유례 없는 팬데믹 상태가 지속되면서 백신 개발에 세계의 이목이 다시 쏠리고 있는 지금, 이번 시간에는 발견부터 개발, 접종까지 백신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백신은 언제 개발되었을까
백신은 18세기 유행하던 천연두를 막기 위해 시행한 ‘종두법(우두법)’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영국의 의사 에드워드 제너는 1796년 우두(소에게 발생하는 전염병)를 앓은 사람은 천연두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고 우두의 고름을 채취해 사람들의 몸에 넣는 실험을 하였습니다. 이 우두를 맞은 사람에게 천연두균을 주사하였더니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이를 계기로 종두법 즉, 천연두 백신 접종이 시행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구한말 의사였던 지석영이 종두법을 처음 도입하였습니다. 지석영은 당시 부산에 있는 근대식 일본 병원에서 종두법을 배운 뒤 1880년부터 종두 접종을 시작해 우리나라 천연두 확산을 막는 데 크게 이바지 하였습니다.
백신 개발, 얼마나 걸리나
백신 개발은 보통 10년이 걸린다 할 정도로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안정성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단계를 거치기 때문입니다. 먼저 기초 연구를 토대로 백신으로 효과를 보이는 후보 물질을 개발합니다. 이후 동물을 대상으로 한 전 임상시험을 하여 효능을 확인한 뒤 본격적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갑니다. 임상시험은 통상적으로 1 · 2 · 3차로 진행되는데 1 · 2차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검사하고 3차에서는 대규모 접종을 실시하여 결과를 관찰합니다. 효과를 추적하는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3차 임상시험의 경우 보통 3~5년 정도가 소요되며 이후 안전하다는 정부의 승인을 받으면 생산과 판매가 가능합니다.
누가 먼저 맞아야 할까
백신이 개발된 직후엔 물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우선순위에 따라 접종이 이루어집니다.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할 당시에도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 산하의 예방접종심의위원회에서 감염위험성과 전염 차단 효과가 큰 순서로 나누어 접종 순서를 결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환자와 접촉 가능성이 높은 일부 의료·방역 요원에게 접종을 시작하였고, 초중고교 학생, 영유아, 임산부, 노인과 만성질환자 순으로 접종이 이루어졌습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해서는 지난 6월 WHO(세계보건기구)에서 ‘글로벌 백신 할당 구성’을 발표하며 접종 우선순위를 제시했습니다. 1순위 보건의료계 종사자, 2순위 65세 이상 노인, 3순위 고위험군 성인입니다. 이는 전세계 감염자 데이터를 분석하여 나온 계획이기에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어 실제 우리나라에서 접종이 시행될 경우 보건 당국의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선 상황이지만 속도를 내고 있는 나라를 보면 영국, 미국, 중국, 러시아가 있습니다. 영국과 미국은 3단계 임상시험에 들어갔고, 중국은 지난 7월부터 시험 중인 백신을 의료진에게 긴급으로 투여하기 시작했죠. 러시아는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국가적으로 승인했습니다. 하지만 영국과 미국에서 개발중인 백신의 임상시험이 최근 중단된데다 중국과 러시아의 경우 임상시험을 다 마치지 않은 상태로 백신 투여가 진행되어 안전한 백신 개발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업체와 함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각국은 팬데믹이라는 긴급한 상황 속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간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백신은 개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사스와 메르스 사태처럼 백신이 나오기도 전에 질병 유행이 끝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백신은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확실한 방법이자,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감염병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개발 자체로 인류의 커다란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출처: <코칭맘 Vol.30> ‘Health Coaching’ 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