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업로드 된 ‘책에 담긴 우리들 이야기 #1’은 재미있게 읽어 보셨는지요? 기억에 남는 책과 관련된 구성원 여러분의 이야기를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주에도 세 분의 이야기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모두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마흔이 되기 전에, 팀 페리스, 박선령, 정지현 옮김, 토네이도
인생은 온전한 육신을 유지하면서 안전하게 무덤으로 향하는 여정이 아니다. 연료를 소진할 때까지 질주하다가 뿌연 연기를 내뿜으며 아슬아슬하게 멈춰선 후 이렇게 소리치는 것이어야 한다. '와,정말 끝내주는 여행이었어!'
30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득한 시기에 읽었던, 기억에 남는 책 입니다. 책 내용이 짧은 단편으로 묶여있어 항상 점심 먹고 5분-10분 정도 읽고 나서 오후를 시작했습니다. 마치 비타민을 복용한 것처럼 늦은 시간까지 힘을 낼 수 있게 해주었던 참 고마운 책입니다.
– 까지모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인플루엔셜
인정 욕구를 탈피하라.
대학 졸업을 앞두고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려고 공부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정말 나 자신에게 한 치의 부끄러움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했습니다. 하루에 거의 16시간씩 공부했고, 헬스장에서 고정 자전거를 타면서 손으로는 책을 봤습니다. 현장 강의 앞자리를 맡기 위해서 새벽 3시에 학원 복도에서 서서 몇 시간씩 기다리며 공부했고, 너무 공부만 하다가 말하는 방법을 잊어서 실어증 증상이 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에 실패했습니다. 모든 걸 쏟아부을 정도로 열중했기에 그 동안 나의 사고방식이 잘못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짜증나는 마음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생전 손에 잡지 않았던 인문학 책을 손에 잡았고, 뭔가 어렵지만 삶의 단서가 될 것 같은 책을 찾았습니다. 기시미 이치로와 고가 후미타케의 《미움받을 용기》는 저명한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의 사상을 알기 쉽게 대화체로 풀이한 책입니다. 그 동안 살았던 사고방식과 아예 달라서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분명히 단서가 될 것 같아서 보고 또 봤습니다. 아들러에 관련된 다른 책들도 최대한 많이 구해서 읽어보았습니다. 그러다 실마리를 찾게 되었고, 덕분에 제 인생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 짜라
해리 포터 시리즈, J. K. 롤링, 강동혁 옮김, 문학수첩
"죽은 자들을 불쌍히 여기지 마라, 해리. 산 사람들을 불쌍히 여겨라. 그중에서도 사랑 없이 사는 사람들을 가장 불쌍하게 여기렴." -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덤블도어의 대사 중에서
내가 또래들보다 훨씬 더 빨리 꿈을 찾은 데에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공이 컸다. 열 살짜리 소녀는 ‘호그와트’ 입학 편지를 기다리며 밤새도록 소설과 씨름했고, ‘머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던 시절에도 그 시리즈는 내게 유일한 동무였고 안식처였다.
5학년 겨울방학 무렵, 당시 시리즈는 네 번째 이야기인 《해리 포터와 불의 잔》까지 출간된 상태였다. 다섯 번째 이야기를 기다리다 못해 혼자서 ‘해리 포터와 어둠의 성’이라는 제목으로 후속편을 쓰기 시작했다. 주위 친구들에게도 보여 주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창작은 무척 즐거웠고, 자신감이 생겼다. 그때 아버지가 “글을 쓰는 게 즐겁다면 롤링처럼 작가가 되어 보는 게 어떠냐?”고 말씀하셨다. “어, 그거 괜찮은데” 하며 무의식적으로 정해버린 목표가 평생의 숙원이 될 줄 짐작이나 했을까.
자연스럽게 대학도 문예창작과로 진학하게 됐고, 웹소설 플랫폼 ‘조아라’에 해리포터 팬픽 ‘알버스 포터 시리즈’를 2년 간 연재, 완결 끝에 선호작품 등록수 3000명을 넘어섰다. 2016년에 출간된 《해리포터 이펙트》라는 도서에는 ‘한국의 포터헤드 : 나의 해리포터 이야기’에 내 글이 실리기도 했다. 그 긴 시간 동안 나의 롤 모델은 다름 아닌 ‘조앤 롤링’이었다. 현재는 에듀코 사보에도 자작 시를 싣는 등 와와 국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과연 내가 해리 포터를 능가할 만한 작품을 쓸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적어도 해리 포터처럼 세상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작품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새벽나라